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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이를 어쩌나! 새만금 갯벌을 살리기 위하여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지 않았는가? 미사를 백번을 해도 소용이 없구나. 노기띤 파도는 거세게 밀려온다.

나는 무서웠다. 파도는 꼭 나에게 화를 내는 것만 같았다. 파도가 이기느냐? 사람이 이기느냐? 당장은 사람이 이기는 것 같을 것이다. 그러나 자연은 사람이 모르는 비결이 있다.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휘몰아쳐 우리을 당황하게 할 것이다. 까물어치게 할 수도 있다. 대구 지하철 참사가 그런 것이 아닐까? 우리가 하루 강아지 범무서운줄 모르고 날뛴 것은 아닐까?

갯벌을 살리자! 새만금 일백 번 주일미사
- 2003년 3월 3일 오후 2시


원불교 법당을 세우기로 했다 한다. 법당 하나 더 세운다해서 쌓고 있는 방조제가 무너지겠는가? 없던 것이 하나 더 생긴 것일 뿐이다. 자포자기다. 그러나 그럴 일이 아니다. 사람을 사람의 힘으로 막으려하니 그것이 잘못이다. 새만금 갯벌을 살리기 위하여 할 수 있는 일을 다할 뿐이다. 그러면 천지신명께서 당신이 무엇이든 하시겠지.

수경 스님, 그리고 나의 동생 문규현 신부! 두 동생들은 아마도 나와 같은 심정일 거야. 할 수가 없다고 생각하나 보다. 할 수 있는 일 다 해봐도 소용이 없으니 몸짓으로라도 소리나 내자. 세번 걷고 한 번 절하다. 죽자. 뾰죽한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냥 있을 수도 없고. 그러니 새만금에서 서울까지 3보 1배를 하자. 그러다 죽으면 그뿐이 아니겠는가? 그게 어디 가능한 일일까? 지금 다리연습을 한단.

나는 그 두 사람을 잘 안다. 둘다 죽으면 죽을 사람들이다. 3월 28일 ! 겁나는 날이다. 큰 일이다. 그 날이 오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시간이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고 무섭기만하다. 둘이 죽는 날인 것만 같다.

내가 못하는 일, 한다는 사람을 못하게 할 수도 없구나. 나는 죽는 사람 구경이나 하면 되는가? 사진을 찍으러 갈까? 생각하기도 싫고, 생각하면 죽을 것만 같다. 정말 보통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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