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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국회 1인 시위 나선 군산 송전탑 반대 주민들을 생각하며

"군산시민들 다 죽어가는데 왜 국회의원은 모른 체하는가"

정은균(오마이뉴스 시민기자)( jbchamsori@gmail.com) 2015.09.09 14:17

<편집자 주 - 군산 345 kV 송전철탑 반대 주민들이 9월 8일 화요일 오전 9시 30분부터 국회의사당 앞에서 군산송전철탑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시작했다. 군산시 회현면, 옥구읍, 미성동 주민 3명은 서울에 상경하여 숙식을 해결하고 평일 1인 시위를 계속할 예정이다. 반대 주민들은 지역구 국회의원인 김관영 의원이 이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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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시 옥구 주민들이 지난 5월 12일부터 120여 일째 새만금 송전철탑 건설 반대 운동을 펼치고 있다. 그사이 철탑 반대 주민과 한국전력주식회사 사이에 격렬한 공방이 오갔다. 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철탑 반대나 지중화를 외치는 주민들이 한전 용역에 맞서 가망 없는 싸움을 이어왔다.


지난 7월 초에는 농성 주민을 촬영하던 한전 직원과 이에 항의하는 주민이 실랑이를 벌이다 주민이 차에 치여 병원에 실려가는 일도 생겼다. 바쁜 농사철에 시간을 쪼개 농성을 벌이고, 공사를 강행하는 한전에 맞서 몸싸움을 벌이다 크고 작은 부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하는 주민들이 부지기수로 생겨났다. 대다수가 70~80대 노인분들이다.


6월 30일 한전이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군산-새만금 송전선로 건설 사업은 군산 지역의 취약한 전력 계통과 전력 과부하 문제를 해결한다는 명분으로 시작되었다. 군산산업단지 내 기업들이 전력 부족에 따른 경영의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송전선로 조기 준공을 요청하고 있다는 이유도 들었다.


이에 맞서 새만금송전철탑반대공동대책위원회는 전력량 부족 문제가 부풀려졌다고 주장한다. 애초 OCI 4, 5공장 증설 투자에 따른 전력 수요에 대비하여 군산-새만금 송전선로 건설 사업이 추진되었는데, 현재 OCI 공장 증설 투자 계획이 백지화하면서 송전선로 건설이 불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군산 지역 국회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김관영 의원이다. 들려오는 말로는 김 의원 부모님이 송전선로가 지나는 옥구 지역에 살고 계시다고 한다. 새만금송전철탑 문제가 '지역' 일이 아니라 '고향' 일인 셈이나 마찬가지다.


2015년 5월 12일 한전이 철탑 건설 공사를 재개(2011년 2월 최초 착공되었다가 2012년 6월 중지되었다)한 뒤 5일 간 김관영 의원실 중재로 한전과 주민대책위 사이에 중재회의가 열렸다. 하지만 회의는 결렬되었다.


과문한 탓일까. 그 뒤로 김관영 의원이 '고향'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알지 못하겠다. 오죽하면 주민들이 상경해 국회의사당 앞으로 달려갔겠는가.


주민대책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시위는 "국회 특히 김관영 국회의원에게 군산 송전철탑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또한 주민들은 이번 1인 시위를 통해 "군산산업단지의 전력 수급 문제가 내년이면 모두 해결되는데도 불구하고, 한전이 지금 건설해도 향후 7년 이상은 전혀 쓸 일이 없는 송전선로 건설을 서두르고 있다면서 국회 진상조사위원회의 구성을 통해 전력 수급에 대한 진실 규명을 해 줄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고 한다.


나는 한 온라인 모임을 통해 김관영 의원이 얼마 전 군산시 자원봉사자대회에 와 축사를 하고 간 것을 알고 있다. 그 전에 김관영 의원이 군산 시내 모 여고에 와서 강연을 하고 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정치인은 '표'를 보며 다닌다. 김관영 의원이 그렇게 다니는 것을 마냥 나무랄 수는 없는 일이다. 다만 나는 김관영 의원이 똑같은 '표'를 쥐고 있는 옥구 주민들을 위해서도 한 발 앞서 뛰어주기를 바란다. 그의 고향 어른들이 풍찬노숙을 하도록 '방치'했다는 비난을 받지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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