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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대중교통버스 공영제를 기대하며

 

연일 아침, 저녁으로 버스 파업 노동자들의 집회 행렬 소리가 경원동 사무실을 지나친다. 그럴 때면 잠시나마 반은 호기심에 반은 응원의 마음을 담아 잠시 거리 행진을 바라본다. 마음 한 구석에서는 이렇게 장기화 되고 있는 파업을 끌어가는 저 사람들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하는 놀라움과 도대체 이 버스 문제는 언제 해결될까하는 답답한 마음이 든다.

 

이 버스 파업은 버스사업조합이 보조금을 받기 위해 전주시에 제출한 운송원가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사태가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 한 시의원이 전주시로부터 입수한 2008년 보고서에서 임금내역이 부풀려져 있다는 것이 확인됐고 ‘단체협약에 의한 운전원 임금 산출표’에는 이미 폐지된 월차수당이 들어가 있는가 하면 연차수당이 월 57만원으로 기록되어 있고 임금총액은 250만원이었다. 시에서는 이런 임금내역의 사실여부도 확인 하지 않고 보조금을 지급한 셈이다. 회사가 가짜 조작문서로 보조금을 받아왔고 정작 버스기사들에게 돌아가야 할 보조금은 특정 누군가의 이익으로 돌아간 것이다.

 

현재 버스노동자들은 계속해서 사측에 단체교섭권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 이 사태에 대해 전주시와 도는 어떠한 해결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전주시와 전라북도의 무책임한 태도와 파업의 장기화를 방치하는 사태는 고스란히 사회적 약자들의 피해로 이어진다. 주 이용객이 여성, 학생, 노인이 대부분인 대중교통버스, 이 버스가 멈추면 파업하는 노동자들과 함께 이들 역시 고스란히 피해를 받게 된다. 전라북도와 전주시는 결국 이러한 사회적 약자들의 권리문제를 회피한 채 사측의 이해관계에 얽매여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주요 광역단위를 중심으로 버스 공영제가 운영되고 있다. 버스 기사들의 근로여건과 환경 개선은 시민의 안전과 편의, 그리고 선진적 도시 문화를 위해서도 필요한 문제다. 파업으로 인해 겪는 지금의 불편은 파업의 결과가 노동자들의 요구와 대중교통 버스 공영제로 나아가는 발판을 만들지 않는다면 아마도 지금보다 더 큰 위협과 사회적 약자들의 소외로 이어질 것이다. 

 

 

세이브존 불매운동에 동참하며

 

인문학 스터디 모임에서 한달에 한번씩 '찾아가는 인문학'을 기획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 코아 해고 노동자들을 만났다. 과거의 코아백화점이자 지금의 세이브존 앞에서 시민들을 향해 세이브존 상품 불매와 고용승계를 요구하고 있었다.

 

120명이 넘는 해고자 중에 지금은 11명 정도 남아서 계속 고용승계를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 시간들이 벌서 300일이 넘었다. 버스파업이 넉달째에 접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코아 해고노동자들의 해고자 복직을 위한 싸움은 1년을 맞이해 가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 위원장은 39일째 단식하다 쓰러져서 몇 일전 퇴원했는데 우리가 만날 그날은 퇴원 다음날이었다.

 

조합원들이 그동안 계속 단식 투쟁 하면서 고충도 많았던 모양이다. 그 과정에서 한 여성은  단식 하면서도 아이 두명을 아침마다 도시락 싸며 학교에 보냈다고 한다. 잠시도 쉴 틈 없이 지속해야만 했던 여성가장의 현실이기도 했다.

 

세이브존이 되기 전 코아에서 일하던 노동자들 급여는 90만원 정도였다. 그래도 정규직으로 고용보장에 만족하며 일했다고 한다. 그런데 세이브존으로 인수되면서 모든 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되고 용역 업체를 통해 비정규직과 계약직으로 고용되고 있다. 관리직원은 본사에서 파견 나와 인력 관리 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세이브존은 현재 고용체계를 비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오전 10시에서 밤 10시까지 90만원 최저임금 수준에 맞추고, 밤 10시에서 다음날 오전 10시까지는 105만원 급여를 지급하고 있었다. 비정규직이고 용역업체 소속이다 보니 근로기준법 적용은 어림도 없다. 코아 해고노동자들은 말한다.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서도 포기할 수 없지만, 세이브존의 고용체계가 인정되기 시작하면, 모든 중소업체와 회사들이 고용체계를 비정규직과 용역근로형태로 전환하는 것은 시간문제” 라고.

 

언제 해결될지 모르는 버스파업과 코아해고 노동자들의 싸움이 너무나 힘겹고 외로워 보이지만, 그래도 우리가 그들과 함께 연대하는 마음, 사회적 약자들의 정당한 권리싸움에 공감하는 마음으로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노력을 시도해 봤으면 좋겠다. 세이브존 불매운동에 함께 하는 것에서부터 버스 노동자들의 집회 행렬이 지나갈 때 박수라도 한번 쳐준다면 그들의 마음에도 조금은 따뜻한 봄 햇살이 비추지 않을까.

 

▲[참소리 자료사진]

 

[글쓴이 덧붙임] 이 글은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뉴스레터 65호에 실릴 예정입니다.

[덧붙임] 데코 님은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활동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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