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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얼마전부터 전주 MBC와 전북 교육청이 함께 혼불 학생문학상 공모전을 연다는 소식이 들린다. 그런데 라디오에서 이번 혼불 문학상 공모전 홍보를 듣다 놀라움과 실망을 느꼈다. 공모 주제가 새만금을 배경으로 전설을 창작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현재 새만금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살펴본다면 새만금에 전설을 남긴다는 말은 나올 수 없다.

 

 

급격한 새만금 지역 생태파괴

 

지난 달 3일부터 24일까지, 새만금 연안에서 200 마리가 넘는 상괭이들이 사체로 발견되었다. 하지만 정부가 이를 은폐하려고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농어촌공사가 서둘러 일부 상괭이의 사체를 소각하고는 언론에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기 때문이다. 

 

상괭이 떼죽음에 정부가 조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 한파로 인해 방조제 안쪽 해수면이 얼어붙어 상괭이들이 질식사했다는 발표가 나왔다. 지역의 시민단체들은 정부의 조사가 미흡하다고 주장했다. 부검결과 만으로 질식사라고 결론내리기는 힘들며, 예전 수질조사 자료를 활용했다는 것이다.

 

정부의 조사 결과가 어찌되었든 새만금 사업으로 만들어진 방조제 때문에 무고한 생명들이 죽었다는 것이다. 어디 상괭이 뿐일까. 방조제 안쪽에서 다른 어패류들이 폐사하고 있고 새만금 갯벌에 기대어 살던 도요새 등의 조류들도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급격한 생태파괴로 어민들도 조개류 채취와 쭈꾸미 조업을 중단하는 등 지역 공동체도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새만금 방조제 완공전부터 우려되던 일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터덕거리는 개발과 투자계획.

 

지난해 말 정부는 새만금 마스터플랜(종합계발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종합개발계획엔 수질 확보 방안과 이를 위해 필요한 재원마련 방안이 빠진채 듣기 좋은 계획들만 나열된 것이라는 빈축을 사기도 했다.

 

지역 정치권과 지자체가 자신감있게 말하던 새만금 관련 전라북도의 투자유치도 상당 부분 실패로 돌아가고 있다.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청과 미국 패더럴디벨롭먼트사가 맺은 9,219억 원대 MOU는 파기되었다. 풍력발전과 광산업 투자를 위해 소리바다 미디어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주)쌈지는 일주일후에 부도하기도 했다. 소리바다 미디어 컨소시엄도 자체가 투자를 포기하기도 했다.

 

1조원 이상 투자를 하겠다는 이른바 새만금 3대 MOU(투자양해각서)중 2개가 위기다. 새만금 투자펀드를 조성하겠다는 미국 무사 그룹과 윈저캐피탈은 투자협의를 중단했으며, 새만금 에코폴리스 개발사업의 재무투자 주관인 부산저축은행도 영업정지 6개월에 처해지면서 사업이 위기를 맞았다.

 

 

새만금 환상을 조장하는 일을 중단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그간 전라북도 등이 능력을 문제 삼으며, MOU에 대해 과대포장을 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하기도 했다. 지금이라도 새만금이 보수 정치권의 선고용 빈수레 공약, 민심 달래기 뻥튀기 정책으로 이용되고 있는지 돌아봐야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장미및 환상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새만금에 행해졌던 일들을 반성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새만금의 전설을 주제로 문학상 공모를 하는 전주 MBC와 전북 교육청에 실망스럽다. 지역의 사안을 면밀하게 살피고 보도해야 하는 지역 언론과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청이 해야할 일은 아니다. 당장 이번 혼불 학생문학상 주제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주 MBC와 전북 교육청의 옳바른 판단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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