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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전북도민 무시하고 막가는 세이브존

조혜진( 1) 2011.04.12 12:24 추천:2

코아백화점은 노동자 고용승계를 회피하기 위해 헐값 자산매각으로 11월 팔려나갔다. 이를 인수한 세이브존은 노동조합을 없애주고, 조합원을 깨끗이 밀어주는 대가로 이창승 회장에게 45억 원을 챙겨주었다.

 

코아백화점 이창승 회장 밑에서 제사음식까지 해 나르며 살아온 지 십 수 년의 세월이었다. 결국 백화점 문 닫을 때조차 우리 노동자들은 그렇게 이창승의 이익만을 위해 복무했다. 코아교회도 세이브존이 인수해 간다는데, 우리 노동자들은 교회만도 못한 존재들이었다.


그렇게 2010년 봄을 보내면서 2011년 봄이다. 여전히 코아노동자들은 고용승계를 외치고 있고, 코아에서 노동부로 이제는 다시 세이브존으로 천막을 옮겨며, 단식투쟁도 해봤다. 그동안 원래 나쁜 놈 이창승은 조합원들을 위로금 몇 푼에 빼돌려 발 편히 뻗고 잠을 자고 있는지 모르겠고, 이제 들어온 나쁜 놈 세이브존은 여전히 우리 노동자들을 모른 채 하고 있다.

 

전라북도에서 돈 벌겠다고 신규 입성한 세이브존 놈들을 한 번 보자.


이미 노동자 고용승계를 거부하는 것만으로도 천하의 악질 자본가 놈임은 틀림없다.

 

전라북도가 워낙 촌스러워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일단 들어와서 개장하겠다고 하면 개장준비는 어느 정도 마쳐야 하지 않는가? 이놈들은 외벽공사도, 내부공사도 마무리 짓지 않고 오픈부터 해놓고 봤다. 3월 16일 가오픈에 이어 3월 23일 본 오픈을 하는 날까지, 그리고 현재까지도 공사는 마무리되지 않았다.

 

문제는 단순히 공사가 미흡한 것을 떠나 영업대상이 아닌 구역까지 자기들 멋대로 용도 변경하여 영업장소로 이용했고, 소방시설, 대피시설, 방화시설 조차도 광고와 영업장소로 활용하여 혹시 불이라도 난다면 지하에서는 빠져나갈 곳이 없어 그대로 대형 참사 사고로 이어질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

 

글쎄 이놈들, 정식 영업을 시작하면서 전주시에 사용 승인도 안 받았단다. 더구나 소방점검도 안 받았단다. 전주시민과 전북도민이 죽거나 말거나 돈만 벌어 가면 그만이라는 태도다. 전주시에 증축신고를 하면서 약속된 지하주차장은 창고로 쓰고 있는 등, 전주시도 기가 막혀 시정조치를 요구했으나, 이도 묵살했다. 자존심 상한 전주시는 이 세이브존을 고발했다.


전주시민과 전주시가 고작 일개 유통업체 하나 때문에 자존심에 심한 상처를 입고 있다. 세련된 서울(부천)놈들은 뭐가 달라도 이렇게 다르다. 관련 법령이 미약하다는 이유로 일단 행정기관 요구는 묵살한다. 그 지역의 주민의 안전도 예의도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다. 그놈들은 오늘도 여전히 돈만 벌면 된다.


그리고 우리는 오늘도 여전히 “전북도민의 안전도 책임지지 않는 버르장머리 없는 악질 세이브존 가지 말자”고 불매운동을 열심히 외쳐대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외쳐대는 해고된 노동자들을 가르며, 고개 치켜들고 못 본채 당당하게 쇼핑하러 들어가시는 전주시민들이 계신다. 그러니 준비가 안됐어도, 소방점검이 안됐어도 당당히 문을 열 수 있는 세이브존의 뻔뻔함이 속 터지게도 이해된다.

 

“전주 시민여러분, 세이브존은 당신들의 가족을 비정규직으로 만들었고, 길거리로 내쫓았습니다. 그리고 우리를 오죽이나 무시하면 전주시 시정명령도 듣지 않고, 소방점검도 하지 않은 채 오픈을 했을까요?” , “세이브존, 지금 당신의 목숨을 담보로 장사하고 있습니다!” , “당신은 자존심도 없습니까?”

 

차마 오늘도 입 밖으로는 내뱉지 못하고 속으로만 분 터지게 외쳐댄다.

 

세이브존은 3월 16일 공사도 마무리 하지 못한 채 가오픈을 시작해 현재까지도 공사는 마무리 되지 않았다. 

 

무시한다고 무시당하면 쓰나.

 

전주시와 전라북도, 그리고 소방서는 더욱 죽기 살기로 세이브존에 달려들어야 한다. 전주시민, 전북도민의 안전과 생명이 달려있는 문제다. 관리감독을 더욱 강화하고, 실제 강력한 처벌을 통해 전라북도에서 장사하려면 이 정도는 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해야 할 것이다. 물론 노동자 고용승계는 기본이다.


그리고 너무도 당당한 전주시민 여러분께

 

버스 집회 때문에 아침 출근길 막힌다고 당당하게 전화해서 “나 시민인데.”할 것 아니고, 스스로 목숨 바쳐가며 악질 사업주 먹여 살리는 것부터 당장 중단하는 것이 당당한 전주시민으로 출발하는 것임을 다시 한 번 당부 드리고 싶습니다. 제발~!

 

[덧붙임] 이 글은 전북평화와인권연대 회원소식지에 실린 글이며, 조헤진 님은 민주노총 전북본부 조직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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