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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웬 철없는 엉겅퀴일까? 엉겅퀴는 초여름에 피어 무더위가 오기 전에 이미 져버렸는데 쪽빛 가을 하늘 아래에서 강렬한 빛을 발하며 벌 나비를 불러들여 향연을 벌이고 있는 저 꽃은...? 바로 고려엉겅퀴이다. 엉겅퀴와 너무도 비슷하게 생겨 엉겅퀴로 잘 못 보였던 것이다.

국화과의 엉겅퀴 가문은 꽃도 예쁘지만 나물로, 염료로, 여러 가지 약재로 쓰임이 많은 식물이다.

그중에서도 고려엉겅퀴는 배고프던 시절 강원도 산간지방 사람들에게 훌륭한 구황식이 되어 주었다. 고려엉겅퀴를 도깨비엉겅퀴, 고려가시나물, 곤드레나물이라고도 부르는데 그 유명한 강원도 ‘곤드레나물’이 바로 이 고려엉겅퀴의 어린잎과 줄기이다.

한방에서는 곤드레나물 생즙을 관절염 치료에, 잎과 줄기를 삶은 물은 치질 치료에, 잎을 말린 것은 토혈, 출혈 등의 지혈제로 이용한다고 한다.

배부른 지금도 곤드레나물의 인기는 여전하다. 곤드레나물은 부드러우면서도 구수하니 맛도 좋은데다 섬유질이 풍부할 뿐 아니라 탄수화물, 단백질, 칼슘, 비타민 A 등 각종 영양소를 듬뿍 함유하고 있어 다이어트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강원도는 이처럼 브랜드 가치가 높은 ´정선 곤드레´를 ´지리적 표시등록´ 했다고 한다. 강원도의 곤드레나물 임산물 지리적 표시등록은 지적재산권의 법적보호 및 품질 우수성에 대한 객관적 인증 등에 따라 타 지역산과 차별화하고, 또 특산품의 명품화 기반 마련으로 농가소득 증대 및 브랜드 이미지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 특산종인 고려엉겅퀴는 덕유산 이남에서는 볼 수 없는 종으로 알려졌으나 최근에 남해안의 섬에서 무리 지어 자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변산의 내변산 한 골짜기에도 고려엉겅퀴가 자란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밭을 이루다시피 무리지어 자랐는데 청림저수지의 담수로 지금은 그 분포지가 현저하게 줄었다.

국화과 엉겅퀴 속의 여러해살이풀인 고려엉겅퀴(Cirsium setidens)는 높이 약 1m 정도로 자라는데 가지가 사방으로 퍼지며, 꽃은 변산의 경우 9월부터 10월까지 가지 끝에 한 송이씩 핀다.

최근 들어 취, 구절초, 원추리, 민들레 등이 새로운 농사작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데, 고려엉겅퀴도 그 중의 한 종이다. 개화기간이 길기 때문에 밀원으로도 좋은 작물이 될 것이라 여겨진다. 나물도 먹고, 꿀도 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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