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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꼬리명주나비, '쥐방울덩굴 없이는 못살아요'

허철희( 1) 2010.12.04 22:32 추천:1

 

가을 끝자락에 동장군이 오락가락하더니 이젠 완연한 겨울이다. 조락한 산과 들의 나뭇가지 끝에 아직 매달려 있는 열매에는 새들이 몰려들어 성찬을 벌인다.

 

백발을 풀어헤친 억새, 앙상한 가지에 매달린 박주가리 열매가 솜털처럼 가벼운 씨앗을 바람에 날리고 있는가 하면, 쥐방울덩굴 열매가 열매를 터트려 마치 낙하산을 거꾸로 매달아 놓은 듯 덤불 가지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쥐방울덩굴은 주로 산자락의 개울가에 서식하는 쥐방울덩굴목, 쥐방울덩굴과의 덩굴성 여러해살이풀로 산림청 지정 희귀 및 멸종위기식물이다. 부안에서는 내변산의 사자동이나 청림 등지의 개울이 가까운 지대에서 발견되며,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줄기는 길이 1m~5m 정도 자라는데 박주가리나, 한삼덩굴, 사위질빵 등의 덩굴식물이 그러하듯 다른 나무를 꽤나 성가시게 칭칭 감으며 뻗어 덤불을 이루다시피 한다.

 

잎은 어긋나고 하트 모양이며, 길이 4~10cm 정도이고 잎 가장자리가 밋밋하며 잎자루가 길다,

 

꽃은 잎겨드랑이에서 여러 개가 함께 나 7~8월에 피는데, 꽃잎은 없고, 꽃받침은 통 모양으로 생겼는데 둥글한 밑 부분이 위로 갈수록 좁아져 대롱 모양이다가 윗부분에서는 나팔처럼 넓어지는데 그 모습이 매우 앙증맞고, 특이하다.

 

9월경에 삭과의 방울만한(3~5cm) 열매를 맺는데, 쥐의 방울이라기에는 좀 큰 편이다. 그런데 어째서 쥐방울이라는 이름을 얻었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열매는 여섯 쪽으로 갈라져서 각각 가느다란 실처럼 갈라진 꽃자루에 매달리는데 그 모양이 꼭 낙하산을 거꾸로 매달아 놓은 것처럼 생겼다. 이를 설명할 사진자료는 다음 기회에 올릴 것을 약속드린다.

 

한방에서는 열매를 마두령(馬兜鈴)이라하며 해수, 가래, 천식, 치질 등에, 또 뿌리를 청목향(靑木香)이라하며 장염, 이질, 종기, 복부팽만 등에 약재로 써왔는데, 식품의약품안정청은 2005년부터 발암 위험가능물질로 마두령, 청목향의 한약재 사용을 중지했다.

 

그렇더라도 쥐방울덩굴이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생물이 있다. 꼬리명주나비와 사향제비나비 등은 애벌레는 바로 이 쥐방울덩굴을 먹고 자란다. 약재로서는 자제해야겠지만 꼬리명주나비의 먹이인 쥐방울덩굴은 이 땅에서 보호되어야할 우리의 소중한 자연자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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