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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법 위에 주먹, 주먹 위에 현대차

강정주( 1) 2011.10.11 16:56

현대자동차의 비정규직지회에 대한 탄압이 계속되고 있다. 현대차는 전주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1백 여 명을 징계하고, 울산공장에서는 비정규직 해고자들의 정당한 공장 출입을 가로막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차 전주비정규직지회에 따르면 11일 현재까지 조합원 107명이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이 중 해고 5명, 정직 1~3개월 9명, 감봉 23명 등 37명이 징계 통보를 받았다. 나머지 인원에 대한 징계가 계속 진행되고 있고 아직 징계위원회 개최를 통보하지 않은 하청업체도 있어 징계 인원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회는 징계 통보를 받은 조합원에 대해 재심을 요청해 둔 상태다.

 

▲10월10일 아침 경찰이 공장 출입을 요구하는 현대차 울산비정규직지회 노동자들을 연행하고 있다. [출처: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이들의 징계 사유는 지난 8월31일부터 진행된 공장 정문 집회 참여. 당시 회사는 회사는 8월30일 해고자 14명의 공장 출입을 금지한다고 공고한 뒤 회사 관리자를 동원해 출입을 요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폭행하고 컨테이너를 설치하는 등 정문 출입을 봉쇄했다. 전주공장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는 이에 항의하며 8월31일부터 9월21일까지 원하청 연대 투쟁을 벌인 끝에 지회 해고자들의 공장 출입을 보장받았다.
 
9월 21일 현대차지부와 회사가 협의를 진행해 비정규직 해고자 공장 출입 보장과 이 투쟁과 관련한 고소고발 취하 등을 약속한 바 있다. 조봉환 지회 사무장은 “해고된 5명은 당시 회사가 고소고발한 대상자들이었다. 회사가 고소고발을 취하하더니 바로 징계로 탄압을 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주공장은 이날 투쟁 이후 공장 출입을 하고 있지만 아산과 울산은 여전히 비정규직 해고자가 공장 출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현대차 울산비정규직지회는 지난 달 28일부터 정당한 공장 출입 보장을 요구하며 출근 투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7일 부산지방고용노동청울산지청은 현대차 울산공장 대표에게 “해고된 조합원들이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을 하여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고, 조합원 자격이 상실되지 않은 경우라면 시설관리권에 근거하여 출입을 저지할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사업장 내 비정규직노동조합 사무실 출입은 허용되어야 한다”며 “이들이 노동조합 사무실 출입을 요구하는 경우 출입이 허용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라”는 공문을 발송해 지회의 출입 요구가 정당함을 밝힌 바 있다.

 

▲9월6일 낮 12시, 현대차 전주공장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 1천5백여명이 점심 식사도 마다하고 비정규직 해고자 공장진입 투쟁을 엄호하기 위해 정문으로 몰려들고 있다. [출처: 정상철=현대차지부전주위원회]

 

하지만 회사는 관리자들을 동원해 정문을 가로막으며 폭력을 휘둘렀다. 이 과정에서 일부 조합원들이 병원에 후송되는 등 부상을 입었다. 10일 아침에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청 공문을 제시하며 출입하겠다고 했지만 경찰이 이들 중 일곱 명을 연행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11일 현재 연행된 노동자들은 울산 동부경찰서에서 중부경찰서로 이송돼 조사를 받고 있다.
 
18~21일 전국순회투쟁, 22일 비정규직철폐 전국노동자대회
 
노조는 비정규직, 불법파견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여론에 다시 불을 지피고, 비정규직 철폐 투쟁에 힘을 모으기 위해 전국순회투쟁에 나선다. 18일부터 21일까지 부산, 울산, 충남, 경기, 서울 등 전국을 돌며 선전전과 집회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순회투쟁에는 현대차 비정규직 해고자들과 노조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참여한다.
 
이들은 전국 순회투쟁을 마치고 22일 서울에서 열리는 비정규직철폐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여한다. 노동자대회에는 전국 노동자들과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이 모여 비정규직 철폐와 생활임금 보장, 간접고용 철폐, 노동3권 보장 등을 외친다. 이날 대회는 22일 오후 3시 서울시청광장에서 열린다.
 
현대차가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불법파견으로 고용했으며 실제 사용자라는 것이 각종 법원 판결과 최근 충남지방노동위원회 결정에서까지 증명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하청업체 총무의 수첩을 통해 현대차가 직접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노무관리를 하고 있다는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제휴=금속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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