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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새만금 해수유통 상시하자"

한옥마을서 캠페인 시민들 호응 높아

김근오 시민기자( smgwave2024@gmail.com) 2024.09.04 09:54

8월29일 목요일 해거름에 전주 한옥마을 거리 한켠에서 풍물 가락이 울린다.

누구는 만장을 들고 누구는 위기에 처한 동물들 사진을 들고서 신명나게 춤도 추어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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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관광객이 눈길을 주기도 하고, 다정한 남녀 한쌍이 궁금한 듯 바라본다.

이 풍물패의 정체는 새만금상시해수유통을 바라는 일단의 시민모임(이하 새상해)이다.

중간 중간 ‘해수유통을 상시하자’ 라고 외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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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마을에 풍물 가락을 울려퍼지게 한데 이어서 마이크 단상이 설치되고 누군가가 발언을 시작한다.

노란 조끼를 입은 여인이 “새만금 개발사업은 전북 경제를 발전시키기는 커녕 해양생태계를 망치고 어민들을 나락으로 내몰고 있는 파탄의 주범이다” 라고 연설한다.

아직 인적이 붐비지 않는 거리에 나지막하나 힘있는 연설은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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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어서 군산에서 온 남정네가 마이크를 잡더니 “아 이곳 한옥마을 건물들을 철거하고 새로 지어야겠습니다...” 라고 너스레를 떤다. 이게 무슨 소리야 할 텐데 바로 그런 맥락의 사업이 새만금 개발사업이라고 우회적으로 설명한다. 멀쩡한 하구 갯벌과 수산업 터전을 없애고 도시와 농지를 조성한다는 것이 얼마나 무모하고 맹랑한 짓인지를 쉽게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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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끝인가 했는데, 이번에는 머리가 희끗한 남자가 나와서 기타를 치고 하모니카를 불며 민중의 노래 가락을 뽑아낸다.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내비둬(Let it be)도 불러주는 등 매너도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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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상해 일원으로서 나도 유인물을 돌리면서 시민들에게 새만금의 실상을 알리고자 했다. 지나는 학생들이 기꺼이 호응해 줘서 고마웠다.

당초 일만명 서명 목표를 내걸었는데, 이를 달성한 마당이라서 마음이 들뜨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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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전라북도를 소개할 때 맛과 멋의 고장이라고 말한다.

예로부터 산해진미가 넘쳐나고 판소리 등 우리가락이 살아있는 예향이라고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 이 맛과 멋은 어디로부터 나오게 되었을까?

그건 다름 아니라 전라북도의 산과 들, 강과 바다 즉, 자연으로부터 온 것이리라.

그 자연적 바탕 위에서 음식 문화가 꽃을 피우고, 또 예술이 자라나게 된 결과일 것이다.

 

전라북도 만경강과 동진강은 서쪽 들녁을 휘적시다가 김제 앞 바다로 흘러가는데, 이 새만금 하구 갯벌에서 잡히던 조개들과 물고기들을 비롯하여 인근 바다에서 잡히는 넉넉한 수산자원들이 들녘의 농산물들과 어우러져 전라북도의 풍요로운 맛을 만들어 왔음은 도민이라면 누구나 경험해 온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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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새만금 사업 이후 수산물들이 점점 빈곤해지고 있다.

이러다가는 전북의 맛이 흔들리고 말 것이고, 그에 이어서 전북의 멋도 역시나 변질되고 말 터이다.

자연이 잘 보전되어야 그에 어우러진 인간의 문화도 신명이 나는 법이다.

막힌 새만금 방조제 틈새로 바닷물이 쉼없이 흘러서 바다와 갯벌이 다시 살아나고,

퇴색되어 가는 전라북도의 맛과 멋을 되살릴 수 있기를 바래본다.

 

9월 25일 14시 전북도의회에서 이 사람 저 사람 모아놓고 공개 토론회를 한다고 한다. 또한 10월 12일에는 전북도청에서 풍남문까지 새만금상시해수유통을 주제로 기후평화행진을 한다고 한다.

한 자락만 깔아주면 준비된 이로부터 노래가 술술, 춤이 덩실, 연설이 쾰콸이어니,

새만금 한 마당 멋진 가락으로 풀어내기를 기원한다


 

9월4일 오전11시 전북도청 앞에서, 새만금상시해수유통 촉구 도민서명 1만명 초과 달성 기념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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