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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새만금 살리기 절과 행진을 하고 나서

22년전 그때 마음으로 돌아가다

김근오 시민기자( jbchamsori@gmail.com) 2025.04.04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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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전 3월28일 새만금을 살려달라며 삼보일배 투쟁을 시작한 것을 기념하며, 2025년 같은 날에 새만금 살리기 108배를 전북도청 현관 앞에서 올렸다.

‘삼보일배를 기억하는 사람들’ 등 주최측이 준비한 기자회견문을 읽고는 징소리에 맞추어 절을 해나갔다. 1배, 2배, 3배......

회가 거듭될수록 나이가 들어가는 느낌도 들었다. 새만금 사업을 벌이기 시작한 지 벌써 33년이 지났는데, 앞으로는 또 어떻게 될까 싶기도 하다.

50배를 올릴 즈음 내가 꽤 나이를 먹었구나 싶기도 했고, 계속해서 절을 올리게 되니 앞으로 먹을 나이를 미리 경험해 보는 것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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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전북도청에서 출발하여 전북지방환경청을 향하여 시가 행진을 하였다.

각자 준비한 피켓과 현수막, 만장깃발을 들고 새모자를 머리에 쓰고서는 안내자의 방송에 따라 구호를 외치기도 때론 노래를 부르기도 하면서 물결처럼 흘러갔다.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도로를 걷고 있으니 마치 유명인사라도 된 기분도 들었고 지나가는 이들이 눈길 하나라도 더 주겠다 싶기도 했다.

부안에서 서울까지 삼보일배를 한 문규현 신부님을 사랑한다며 발언한 이의 말이 내내 귓가에 맴돌았다.

 

“혈세를 쏟아 부으며 진행하는 새만금 사업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이 사업으로 득을 보는 이들은 과연 어떤 놈들이란 말인가?

필요도 없는 공항을 짓겠다는데, 이는 또 누구 호주머니를 불리려는 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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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누군가는 이득을 챙기고 있으므로 사업을 지속하고 있을 터인데, 그 수혜자가 과연 누구일까. 그것은 토건 세력과 정치권의 유착 집단, 일명 ‘토건 카르텔’이 그 주인공이라 여겨진다.

그럼 백번 양보해서 카르텔이 이득을 본다고 치자. 그건 분명 일부의 이득에 불과할진대 많은 다른 이들의 손해에 대해서 왜 침묵하는 것일까? 오히려 경제성장과 지역 균형 발전 등을 운운하며 마치 지역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처럼 호도가 되는 기막힘은 어찐 된 영문일까?

일단 한국 현대사를 놓고 볼 때 내 짧은 식견으로는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개발독재 시절에는 독재정권의 입맛대로 토건세력들에게 개발행위를 자행하게 했었다. 그러다 민주화가 진행되자 더는 그렇게 하기가 어려워지니 선거제도를 이용해서 민주주의를 가장한 합법적 개발독재를 이어나가게 된다. 87년 민주화 항쟁으로 직접 민주주의 선거가 치러지게 되자 노태우 후보가 새만금 사업을 호남 표심을 얻겠다며 공약으로 내걸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는 엄청난 아이러니이다. 전두환 정권 시절에도 검토를 하였으나 사업성이 없어 포기한 것을 민주화가 되고나서 이를 부활시켜 강행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럼, 거짓 민주주의로 인하여 선거제도가 악용되고 있다고 치자. 그렇다면 이런 엉터리 공약과 사업진행에 대하여 언론들은 어찌하여 제대로 말하고 있지 않는 것일까?

그것은 다시 토건카르텔에 이어서 자본권력과 언론의 유착관계 즉, 언론 카르텔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바른 소리를 해야 할 언론들이 본연의 사명을 망각하고 오히려 권력과 자본의 시녀 노릇을 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독립 언론들은 그나마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주요 대형 매체들은 그들의 홍보지 역할을 하고 있으니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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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형 산불이 발생하여 소중한 목숨들을 앗아가고 막대한 물적 피해를 일으켰다. 역대급으로 산불이 확산된 데에는 이례적 강풍이 크게 기여를 했는데, 이는 기후 온난화로 인한 전 지구적인 산불발생 증가현상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또한 2024년도에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상승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기후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20년 평균) 1.5도℃ 상승을 막아야 한다고 2015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외치며 노력을 해왔는데, 이 마지노선이 무너질 조짐이 발생한 것이다. 이것은 과학자들이 예견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기후가 변화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현재의 기후위기 대응 노력을 다시금 살피고 재정비해야 하지 않을까,

탄소 흡수원이자 소중한 생명의 서식처인 갯벌을 없애고는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새만금 사업을 마땅히 중단해야 하겠고,

전쟁, 유령 공항을 만들겠다는 새만금신공항 사업을 백지화하여 만경강 마지막 원형갯벌을 보전해야 하지 않겠는가.

얼마나 더 뜨거워져야 알겠는가, 얼마나 더 목숨을 잃어야 정신을 차리겠는가,

이제는 탐욕으로 얼룩진 이권 카르텔로부터 벗아나서 부디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

 

전북지방환경청에 도착해서는 자유발언, 노래, 율동공연, 신공항백지화 염원을 담아 날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하면서 결의를 다졌다.

생명을 사랑하여 갯벌을 살리고자 하는 남녀노소의 목소리는 잔잔히 울려퍼졌다.

지방환경청 관련 공무원들도 멀리서나마 경청하였기를 바래본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니 하늘도 무심치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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