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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시설투쟁을 치열하게 진행하고 있는 동지들이 지난 2월 27일 오후 2시 서울시청 앞 광장 한 자리에 모였다. 바로 ‘사회복지시설 비리척결의 날’ 기자회견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지역에서는 성람재단과 석암재단의 비리로, 부산․울산지역에서는 동향원 사건으로, 전북지역에서는 기독교영광의집 사건으로, 마산에서는 소망의집 사건으로 현재 전국은 복지시설의 비리 문제와 인권침해로 들끓고 있다.

다행이 포근한 날씨 속에서 전국에서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한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100여명이 넘게 모이게 되었고 복지시설의 만연한 비리와 인권침해를 척결하자는 의지를 모았다.

성람공동투쟁단 최용기 공동대표는 “지역에서 투쟁하는 동지들을 만나 힘이 난다. 시설들은 여전히 족벌체제로 그대로 운영되고 있다.”며 여는 발언을 했다.

이어 시설인권연대 김정하 활동가는 “10년 전에도 시설비리 문제를 얘기했었고, 지금도 여전히 같은 얘기를 하고 있다. 왜 장애인이란 이름으로, 시설생활인이란 이름으로 그들의 배를 채워야 하는가! 우리 하나하나가 전국의 시설생활인들을 대표하고 있다.”고 투쟁경과 보고를 하였다.


성람비리재단은 그동안의 비리와 인권유린에 대해 자신들이 운영하던 철원지역의 장애인시설을 3곳을 서울시에 기부채납 한다면서 마치 반성의 기미를 보이는가 싶었더니, 결국 불법부당한 요구들을 앞세워 기부채납을 이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조○○ 전 이사장이 재판부와 국민을 속여 자신의 형량을 낮추고, 사회적 지탄을 잠재우려는 속셈이며 이에 대해 서울시장은 비리재단에게 계속 시설운영비(2007년도만 82억)를 주면서 사실상 이들의 운영권을 인정해 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석암비리재단은 전 이사장인 이○○씨와 그 가족, 측근들이 시설을 운영하면서 장애수당을 갈취하여 시설의 물품을 구입하고, 열악한 식사와 폭행 등의 인권침해, 국고지원을 받는 무료시설의 직원을 법인이 운영하는 유료시설에 근무케 하고, 농장에서 불법노동을 시키고 병가기간동안의 월급을 시설후원금으로 강제로 징수하는 등의 행위를 일삼았습니다. 6개 시설을 운영하면서 여기서 남긴 운영비를 전 이사장인 이○○이 모아서 자신을 ‘회장’이라 부르게 하며 독재적인 시설운영을 해왔고, 자신의 부인을 홍씨를 감사로 앉히는 등 전형적인 족벌운영을 일삼아 왔습니다.

울산동향원은 법인산하에 4개 시설을 설립자의 자녀들이 각각 시설에 원장을 하는 등의 족벌운영을 하면서, 장애인 시설에 근무해야 할 직원들을 법인산하에 영리업체인 ○○재활병원에 근무케 하는 등이 편법운영, 부족한 직원들로 시설을 운영하는 과정에서의 인권침해, 입소시 입소보증금을 강제로 내게 하고 이를 후원금으로 처리하는 문제, 비리와 인권유린을 알리는 직원들에 대한 부당해고와 징계 등을 자행해 왔습니다.

김제영광의집은 국고보조금을 횡령한 혐의로 형사처벌됐던 전 원장 나○○씨와 남편인 대표이사, 아들이 직원으로 계속 일하고 있고, 생활인들에게 대한 성폭력, 구타, 비리 등이 제기된 현 시설장이 여전히 생활인들과 24시간 생활하고 있습니다. 국고보조금을 횡령하기 위해 시설생활인에게 차용증을 쓰게 한 후 보조금을 받으면 차입금으로 빼돌렸으며, 시설 옆에 교회를 지어 직원들을 무조건 교회에 나와 십일조를 내도록 강요했고, 그렇게 거둔 헌금이 월 5백~1천만원에 이르는 데 이 돈은 누구의 간섭도 없이 개인용도로 사용하는 등 비리를 자행하고 있습니다.

마산소망의집은 개인운영신고시설로 목사부부가 운영하면서 생활인들에게 강제노동을 시키고, 매일 점심을 라면으로 주는 등 생활인들을 노예처럼 부리는 행위가 적발되었습니다. 라면도 유통기간이 2~3년이나 지나 썩고 벌레가 나오는 지경이었음에도 생활인들에게 식사로 제공하는 등의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있었으며, 마산소망의 집은 현재 생활인들을 전원조치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동향원, 성람, 석암, 영광의집, 끊이지 않는 시설비리 척결하라!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한 쪽에서는 서울시청 청사 외벽에 우리들의 의지를 담은 현수막을 설치하는 작업이 진행되었다. 이 과정에서 배치되어 있던 전․의경과 참가자들 간의 몸싸움이 벌어졌고, 다행이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경찰은 기자회견 장소를 봉쇄하였으며, 기자회견이 아닌 ‘불법집회’라며 해산명령까지 하는 등 한 동안 기자회견이 중단되기도 하였다.

석암재단 비대위 한규선 활동가는 “사회는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시설들은 변한 게 하나도 없다.”며 시설 내에서 생활인으로서의 투쟁의 힘겨움을 토로하고 있다.

지난 수십 년간 수많은 사회복지시설의 비리와 인권유린 사건들은 거의 유사한 방식으로 일어나 사회적 물의를 빚어왔다. 하지만 법제도의 미비와 정부의 미온적 태도, 사법부와 국민들의 복지에 대한 온정적 시각과 시설생활인들의 권리보장체계가 부재한 실정에서 근본적인 해결 없이 지금까지도 비리와 인권유린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사회복지법인들은 시설생활인들을 볼모로 자신의 부를 축적하고, 인권유린을 일삼는 행위자들이 복지의 탈을 쓰고 우리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다. 이제는 전국민적 관심으로 만연한 복지시설 비리와 인권유린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김병용
-전북시실인권연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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