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북지부(지부장 송욱진)는 지난 11일 오후 전주 ‘씨네큐’ 상영관에서 조합원 50여 명이 참석하여 영화 <다음 소희>를 함께 관람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조합원 연수를 진행했다.
영화 <다음 소희>는 2017년 전주에서 대기업 통신회사 콜센터로 현장실습을 나갔던 고등학생의 비극적 실화를 다룬 영화로, 최근 개봉하여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당시 전교조 전북지부도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공대위에 참여한 바 있다.
영화를 관람한 참석자들은, 이후 인근 커피숍으로 이동하여 오후 6시까지 영화에 대한 소감과, 학교현장에서 만나온 내 곁의 또 다른 ‘소희’들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다음 소희’들을 위해 교사로서, 전교조 조합원으로서 앞으로 해야 할 일들에 대해 토론하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참석자들은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고 연대하기 위해 독서토론 등 다양한 시민교육을 실천해갈 필요가 있으며, 학생이 힘들고 어려울 때 항상 들어주고 밧줄이 되어줄 수 있는 따뜻한 교사가 되자고 다짐했다. 한편으로 학교와 노동현장에서 벌어지는 이런 비극이 어느 나쁜 몇몇 사람 탓에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정치·경제·사회의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임에 주목하고, 전교조가 사회에 관심을 기울이고 목소리 내어 바꿔내는 역할을 해야 함에 공감했다.
노유림 전교조 전북지부 조직국장은 “일터에서 노동자의 안전과 생명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런데 최근 정치권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을 뜯어고쳐 무력화시키려 하는 시도가 있어 분노스럽다. 우리 제자들인 다음 소희의 죽음을 막기 위해서라도 노동현장에 관심을 가지고 노력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청미 교사(이리신동초)는 “어쩌면 우리 모두 소희라는 인식, 그리고 다음 소희가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교사로서 전교조인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깊이 이야기 나눈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남겼다.
전교조 전북지부는 “직업계 교육을 서열화시키고 취업률과 인센티브를 연계하여 학생들을 극도의 경쟁으로 내몬 시기가 지난 MB정부 시절임을 환기하고, 이런 정책 기조가 최근 윤석열 정부에서 되살아나려 함에 주목하고 있다”며 “더욱이 윤석열 정부는 교육을 산업의 도구로 바라보고 무한경쟁으로 내몰고 있으며, 부자들의 이윤 확대를 위해 노동조합을 탄압하고 노동인권을 후퇴시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정권의 폭주에 당당히 맞서 싸워나갈 것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