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뉴스

미래교육캠퍼스 현장브리핑.jpg

지난 8일 전라중학교에서 열렸던 서거석 교육감의 ‘미래교육캠퍼스’ 설립관련 현장 행사에 대해 ‘비교육적’이라는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북지부는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교육부 중앙투자심사 조건부 승인 자축 행사가 열린 오전 11시는 수업이 진행중인 시간이었다”며 “엄연한 교육활동 방해 행사로 전북교육청은 해당 학교의 구성원과 도내 전체 교직원, 학생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방지에 대한 약속을 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다음은 전교조전북지부 보도자료 ‘전북교육청, 전라중 미래교육캠퍼스 현장 브리핑 무리수’ 전문이다.

 

○ 서거석 전북교육감은 8일 전라중에서 미래교육캠퍼스 설립사업이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며 현장 브리핑을 했다. 지난달 27일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에서 조건부 승인을 자축하며 벌인 행사가 전라중학교 운동장에서 있었다.

○ 전라중은 아직 이전한 것이 아니다. 225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행사시간인 오전 11시는 한창 수업이 진행중인 시간이었다. 운동장은 교육활동이 펼쳐지는 공간이다. 11시 이전부터 행사를 준비한다며 소란스럽게 내는 소리가 고스란히 교실에 들렸다. 행사 진행 시 마이크 소리는 말할 것도 없다. 이날의 소란에 대해 학생들은 귀가 후 부모들에게 알렸고, 학부모 대표는 학교장에게 공식 항의했다고 한다.

○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교육청 담당자들이 학교와 상의하여 원래 세워놓은 계획은 운동장이 아닌 학교문 인근 정자에서 진행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전북교육청 고위직의 즉석 지시에 따라 학교 안으로 밀고들어갔다는 것이다. 결국 학교 운동장 축구 골대를 배경으로 한 운동장 한복판에서 벌어졌다.

○ 해당학교의 몇몇 교사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위해 교직원이 주차하는 곳을 비워야 한다는 요청이 있었다. 혼잡한 주차장 상황으로 차량이 후진해서 나가야 하는 상황이 매우 위험했고, 급식차량 등 제때 들어와야 하는 업무차량들이 들어오는 데 애를 먹었다.”

○ 전북교육청의 교육활동 방해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교육감의 현장 브리핑을 생중계 한다며 유튜브 링크를 JB메신저 ‘시스템 알림 공지’로 도내 전체 교직원에게 발송한 것이다. 도내 각 교실에서 컴퓨터 화면으로 수업을 하고 있던 많은 교사들이 불편함을 호소했다. 전라중 교사, 학생에게뿐만 아니라 도내 모든 교사와 학생의 교육활동을 방해하는 데 거침이 없었던 셈이다.

○ 당시 유튜브 생중계 채팅창과 댓글창에는 교사들의 이런 반응이 이어졌다. “이걸 수업시간에 전라북도 전체 교직원에게 메신저를 보내서 보라고 하니,,, 도교육청 돌아가는 상황이 한심하다.”, “이걸 수업중인 모든 교사들에게 알림으로 발송하냐.”, “현장에서 개고생하면서 갈려나가는 교사들의 요청은 안들으시던데.”

○ 원래 JB메신저 ‘시스템 알림 공지’는 시스템 관리자가 시스템 장애나 긴급복구, 정기 점검 상황을 알려 메신저 이용자들이 대비할 수 있도록 쓰던 기능이다. 그런데 서거석 교육감은 홍보성 쪽지를 ‘쪽지발송’ 기능으로 보낼 수도 있는데도 시스템 관리자가 보내는 ‘시스템 알림 공지’ 기능을 악용한 것이다. 이는 비유하자면 통신사 ‘긴급재난 알림’ 문자를 이용하여 대통령실 행사를 홍보한 격이다.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나라 전체가 난리가 났을 것이다. 직권남용죄가 성립할 수도 있다.

○ 시스템 담당자는 해당 알림에 대해 “대변인실에서 공문으로 요청한 사항이다.”라고 답변했다. (지난 1월에는 정책공보관(현재 정책국장)이 교육계획 설명회를 한다며 똑같이 유튜브 주소를 ‘시스템 알림 공지’로 보낸 적이 있다. 대변인실과 정책국은 메신저 서비스라는 공적 자산을, 교육감 치적 홍보라는 사적 목적으로 다시는 악용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전북교육청은 지난 조직개편에서 학교업무지원팀에 인력 배치를 하지 않아 유명무실하게 만들면서도 대변인실 홍보 및 공보인력을 대폭 늘렸다. 치적 홍보에만 집중한 나머지 그것으로 인해 학교 교육활동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고민도 고려도 없다. 교육활동 침해는 우발적으로만 일어나지 않는다. 때로는 교권을 보호해야할 관계기관이 아무렇지도 않게 서슴없이 저지른다.

○ 전북교육청은 해당학교의 구성원과 도내 전체 교직원, 학생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방지에 대한 약속을 하기 바란다.

 

2023년 5월 10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북지부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