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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답변불가’로 열리는 사기극 시작 쿠팡 시즌2 걱정스럽다

투자협약 당사자들 끝까지 책임져야

(사)생명평화마중물 사무국장 윤창영( yespeace21@hanmail.net) 2022.04.06 15:17

 완주테크노밸리 제2산업단지_출처 완주신문.jpg

 <완주테크노밸리 모습_사진출처. 완주신문>

 

 21세기는 이미지의 시대다.

용모, 복장, 표정 등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이미지부터 심리, 정서를 다루는 내적 이미지까지 이미지의 범위는 실로 광범위하다.

만난지 2초에서 10초 사이에 결정된다는 첫인상도 이미지의 한 모습이다.

이미지마케팅. 이커머스 기업 쿠팡이 떠오른다.

쿠팡은 완주 테크노밸리 제2산단에 대규모 거점물류기지를 세우기로 하고, 1,300억원을 투자키로 약속한 바 있다.

당시 쿠팡이 들어서면 신규일자리 창출은 물론 전기차를 활용한 배송, 태양광 등 에너지시스템, 빅데이터 등 다양한 산업에까지 미치는 파급효과가 엄청날 것이라는 수많은 언론사의 홍보가 봇물 터지듯 터져나왔다. 뒤이어 도내 정치·경제계에서도 앞다퉈 쿠팡 환영 메시지를 쏟아냈다.

쿠팡 이미지는 전북 경제를 선도할 기업 이미지로 덧씌워지는 순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순간에도 이미지가 조작된 것 아닐까 하는 의구심도 동시에 들었다. 필자와 친분이 깊은 경제학박사는 쿠팡이 광주 인근이 아닌 전북 완주에 물류센터를 건설한다는 것부터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말했었다.

그 순간 쿠팡의 양해각서 체결이 김완주 전 전북지사 당시 삼성의 7조 6,000억원에 달하는 새만금투자 양해각서 체결과 겹쳐 떠올랐다.

만일 이 경우라면 2011년 전북도민을 상대로 삼성 새만금투자 사기극 시즌1에 이어 2022년작 이커머스 쿠팡 사기극 시즌2가 탄생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쿠팡의 완주군 대규모 물류센터 투자 스토리를 되짚어 볼 때 이미지 조작 가능성의 조각들이 하나씩 들어맞는 것 같아 심히 우려스럽다.

쿠팡과 전북도, 완주군이 투자협약 양해각서(MOU) 체결 시점으로 돌아가보자.

당시 송하진 전북지사와 박성일 완주군수는 지역의 질 높은 일자리 창출은 물론 전북 경제발전을 견인하는 축이라며 쿠팡의 물류거점 투자에 찬양 일색이었다. 두 행정 수장이 만들어낸 쿠팡의 이미지는 전북의 기둥이며 전북의 미래라는 것이다. 마지막에 다시 종합하겠지만 두 행정수장이 만들어 낸 쿠팡의 이미지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쿠팡 입장에서는 엄청난 성장 가능성을 가진 최고의 이커머스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더욱 높아졌다.

그러나 이 같은 이미지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해 볼 수 있는 대목이 여러곳에서 보인다. 전북도의 입장, 완주군의 입장, 쿠팡의 입장 등 각각의 입장에서 이미지 조작을 했다면 사기극 시즌2로 흐를 가능성도 높아진다.

우선 쿠팡의 입장에 서서 1년전 양해각서 체결때로 돌아가보자.

양해각서야 말로 법적 책임도 지지 않는 부담 없는 이미지메이킹이다. 실제 전국 새벽배송 완성이라는 당시 꿈같은 쿠팡의 이커머스 설계는 주식시장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지난해 3월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후 시가총액은 100조원에 달한 것은 물론 우리나라의 투자자들 역시 한달동안 1,110억원을 사들여 쿠팡의 상승세에 편승했다. 당시 뉴욕이 아닌 한국 코스피에 상장했다면 삼성전자에 이어 국내 2위 업계로 발돋움했을 것이다.

그 꿈의 기업 쿠팡의 이미지를 만들어 줄 호남의 현장이 완주군이었을 뿐이다.
5,000만 인구 가운데 호남인구는 500만명(전국 10%수준)에 그치는 수준이며, 나아가 전북은 광주, 전남북을 합쳐 가장 인구가 적은 곳이기에 시장가치로는 부족할 수 있다.

그럼에도 쿠팡은 완주에 호남을 책임질 물류공간을 만들겠다는 투자협약을 했다. 쿠팡의 입장에서는 전북도와 완주군이 쿠팡이라는 기업 이미지를 높여주는 들러리 역할은 확실하게 해냈으니 손해볼 일이 전혀 없다.

나아가 물류단지가 완주가 아닌 김제나 익산 등 다른 곳이었다 하더라도 쿠팡은 손해가 없다. 물류 교통 환경 이미지야 어떻게 포장해도 맞아 들어가니 말이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쿠팡의 주가는 반토막이나고, 연일 수익성 악화 소식만 들어오고 있다. 전자상거래시장에서도 네이버에 이어 2위를 달렸던 쿠팡이 SSG닷컴에 밀리며 3위로 밀려났다.

지금은 완주군에 둥지를 트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들리고 있다. 2022년 시작부터 삐걱대는 물류센터 설립이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김완주 전북지사 당시 삼성 새만금투자 확정이라는 사기극 스토리와 맥이 겹쳐진다는 점이다. 지난 2017년 6월 김완주 전 도지사는 전북도의회 삼성그룹 새만금투자 무산 진상규명 특별조사위에 증인으로 참석해 여전히 삼성 투자의 진정성을 강조했다. 7조 6,000억원에 달하는 새만금 투자협약 양해각서 체결 후 삼성은 아무런 계획도 밝히지 않다가 5년이 지난 투자포기 선언으로 양해각서는 휴지조각으로 변했는데도 말이다.

쿠팡 유치 무산이 현실화되고 전북도의회와 완주군의회 특별조사위에 증인으로 도지사와 군수가 증인으로 불려온다면 그 사람 역시 쿠팡의 진정성은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할 것이라 예측까지 해 본다. 양해각서가 휴지조각으로 변했는데도 말이다.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마음은 온데 간데없이 사라질 것이다.

사기극 쿠팡 시즌2가 되지 않기 위해 전북도와 완주군, 그리고 쿠팡이 진정성 있게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랄 뿐이다. 그동안 갖춘 좋은 이미지의 완성을 위해 전적으로 힘을 모아 결실을 맺었으면 한다.

분명 우리는 이미지의 시대에 살고 있다. 어떤 이는 과거의 삶으로부터 진정성이 담긴 이미지를 만들지만, 또 다른 어떤 이는 이미지 조작을 통해 이득을 얻으려고도 한다.

어떤식으로든 정치적 영향력을 높이려고 할 것이고, 집단 욕망을 잘 끄집어내 포장할 것이며, 차근차근 알기 쉽게 이해시켜주는 듯한 현실 착란을 불러올 것이다. 따라서 이미지 조작에 현혹되지 않는 눈을 키워 나가고, 끊임없는 의심을 통해 조작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도민 모두가 단련해 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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