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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경제 쌍용차, 마힌드라 기술유출 가시화 되나?

심형호(미디어충청)( cmedia@cmedia.or.kr) 2012.02.02 14:44

쌍용차 대주주인 ‘마힌드라그룹’의 계열사인 마힌드라&마힌드라(자동차제조업체, 이하 마힌드라)가 '렉스턴'과 '코란도 C'의 가격인하를 위해 일부 핵심 부품을 인도 현지 생산하려 한다는 사실이 현지 언론에서 보도돼 논란이 예상된다. 이는 금속노조 쌍용차지부가 그동안 우려해온 기술유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쌍용차 이유일 사장(사진오른쪽)과 마힌드로 고엔카 사장이 렉스턴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쌍용차는 렉스턴을 먼저 CKD 방식으로 수출하고 이후에 코란도 C 까지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출처: 쌍용자동차]

인도 경제일간지 ‘더 이코노믹 타임스’는 지난 28일 최종식 쌍용차 업업부문 부사장의 말을 인용하는 기사를 보도하면서 핵심부품의 인도 현지 생산에 대한 사실을 보도 했다. 기사의 주요내용은 쌍용차가 인도를 생산, 수출 기지화 한다는 내용이다.


특히 이 언론은 최 부사장의 말을 통해 ‘쌍용차가 3~5년간 마힌드라의 지원을 받지 않고 자체예산 12억 달러로 4가지 새로운 자동차 모델과 변형 모델을 생산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마힌드라가 국내에 직접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다시 확인 됨 셈이다.


쌍용자동차는 마힌드라를 통해 올해 상반기 인도에서 '렉스턴' CKD(조립 생산) 공장을 짓고 하반기부터 우선적으로 '렉스턴'을, 차후에 '코란도 C'를 판매할 계획이다고 대대적으로 알려왔다. 인도 수출을 시작으로 쌍용차의 매출을 증대시킨다는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CKD 생산 방식은 한국 공장에서 부품을 생산하고 이 것을 인도로 수출해 인도 공장에서 조립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방식은 세금 절감 효과 때문에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이미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인도 언론에서의 보도내용 대로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인도에서 차량의 핵심부품을 생산하고 한국의 부품과 함께 조립한다면, CKD 생산 방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방식은 사실상 현지 생산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핵심 부품을 인도 현지에서 생산한다면 기술 유출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미 쌍용자동차가 상하이차 대주주 시절에 유사한 경험을 겪은 적이 있다.


쌍용차지부는 '카이런', '이스타나'의 부품이 이미 현지생산 가능하고 기술 전수할 수 있는 노하우를 가진 연구원들이 상하이차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같은 기술유출에 대한 우려와 관세 문제 때문에 현대자동차는 인도에 단독 출자 형식으로 법인을 만들어 자동차를 개발, 생산 하고 있다.


이에 이종탁 산업노동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마힌드라가 핵심부품을 인도 현지에서 생산한다는 계획이라면 명백한 기술유출로 볼 수 있다”며 “설계, 생산, 부품 순서로 기술을 가져가는 방식이 이미 진행되었고 실제 상하이차가 했던 방식과 유사한 경로로 하고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 “쌍용자동차와 마힌드라가 CKD 방식으로 수출한다고 계속 이야기 해 왔지만, 이미 지난해 경영계획을 발표할 때부터 마힌드라의 목적은 인도 생산에 있는 것이고, 그것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쌍용자동차를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국내에 대한 투자가 발표된 것이 없는 것을 봐도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올 연말이나 내년 세계경제위기가 다시 몰아치게 되면 생산일부를 독일로 이전 한다는 설이 돌았던 GM 대우, 지난해 생산량이 감소한 르노 삼성, 쌍용차, 이 세 회사의 대주주 철수 문제가 부상 할 것이다”며 “쌍용차 핵심 부품의 인도 현지 생산이 사실이라면 큰일날 문제이다. 고민을 좀 더 크게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인도 뿌네 인근의 마힌드라 차칸공장에서 작업자들이 글로벌 전략차종 'XUV500'을 생산하고 있다. 이곳에서 쌍용차의 렉스턴이 조립돼 하반기부터 인도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출처: 쌍용자동차]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도 기술유출 문제를 지적하며 쌍용차에 직접투자가 없는 것을 문제 삼았다.


김남섭 쌍용차지부사무국장은 “마힌드라는 투자는 없고 가지고만 가겠다고 밝히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쌍용차가 CKD로 인도에서 차량을 판매하면 수익을 증대 시킬 수 있는 것으로 보지만, 쌍용차가 살아나려면 인도 공장을 짓는 돈으로 쌍용차공장에 라인을 깔고 기술 계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에서 써먹을 때로 다 써먹은 차량들을 인도에 가져가서 생산한다는 것이 이후에 상하이처럼 또 다시 먹튀를 할 수 있는 정황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편, 쌍용차관계자는 “마힌드라가 차량 핵심부품의 현지 생산을 논의하지 않고 있다”며 “인도 언론에서 보도된 내용은 사실이 아닌 오보다”며 기술 유출에 대한 논란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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