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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골든타임 기로에 선 새만금해수유통

이용이 대상이 아닌 공생의 대상임을 직시해야

(사)생명평화마중물 사무국장 윤창영( yespeace21@hanmail.net) 2021.02.23 16:16

망해사에서 본 새만금.jpg

10년전까지만 해도 서해바다가 드나들었던 망해사. 방조제가 막힌 이후 망해사 앞 벌은 갈대만 무성하다.

 

“냇물아 흘러 흘러 어디로 가니~ (중략) 넓은 세상 보고 싶어 바다로 간다.”

이 노래는 고(故) 신영복 선생의 시냇물이라는 동요다.

‘해수유통! 골든타임! 이제는 결단의 때’라는 주제로 칼럼을 준비하면서 문득 이 동요가 생각이나 듣고 됐다.

시냇물이라는 동요는 물과 대화하는 형태로 물을 의인화했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내 옆에 있어 준 고마운 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한 맘이 들기도 했다.

어쩌면 새만금 해수유통과 관련해서도 물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귀를 막은 사람들이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천문학적인 공사비와 그에 연관된 로비 등에 얽히고설킨 공생관계로 외면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버린 것은 아닌지 불안하기도 하다.

어찌됐든 우리는 만경강과 동진강을 흘러 새만금으로, 그리고 서해바다로 흘러가는 물의 목소리에 좀 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새만금사업이 시작된 이후 30년간 끊임없이 이어져 온 갈등의 핵심은 ‘새만금 개발이냐 보전이냐’환경중심의 문제였다. 지금은 방조제까지 막혀 엄청난 환경파괴가 자행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 때문에 환경중심의 논쟁 역시도 인간 중심의 논쟁으로 축소된 상황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새만금(자연)이 (인간의) 이용(정복)의 대상이냐 (인간의) 공생의 대상이냐’는 인간중심의 논쟁이 재점화된 것이다.

그러나 이 논쟁이 무의미한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자연은 분명 공생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새만금은 곧 인간의 필요에 따라 이용하는 대상이 함께 살아갈 운명 공동체라는 것이다.

지난해 녹색연합의 여론조사에 이어 이번에 발표된 언론사의 여론조사는 새만금 해수유통에 대해 찬성하는 목소리가 반대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는 이상기후 현상을 지켜보며 인간 중심의 개발이 아닌 자연과의 공생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인식변화도 크게 감지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1월 군산 새만금컨벤션터에서 열린 제24차 새만금사업 특별위원회의 논의 내용은 마스터플랜 재정비와 스마트 수변도시 계획, 수질관리 상황, 농생명용지 조성현황 등 개발중심이 주축이 된 내용이다.

또, 정세균 국무총리는 새만금 위원회 참석 이후 새만금 동서도로 개통식에서 새만금 내부개발에 동서도로는 물론 남북도로, 새만금~전주고속도로, 신항만, 신공항 등 SOC와 스마트수변도시 등의 개발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약속을 내비쳤다.

오는 24일은 새만금 마스터플랜 재정비를 결정하는 지성 집단인 새만금위원회가 전북도청에서 열린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소순열 교수를 공동위원장으로, 각계 정부부처 장관과 송하진 전북지사가 당연직 위원으로, 그 외 민간위원들이 함께하는 제25차 새만금위원회는 ‘새만금이 공생의 대상’임을 기본에 놓고 새만금이 다시 생명의 바다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해수유통이라는 첫 문을 열기를 희망한다.

물은 흘러야 한다. 그리고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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