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새만금신공항 반대 미사 재개
천주교 전주교구, 새만금지방환경청 앞서 생명 평화 기도
28일 전주의 봄바람 속에서 조용하지만 단호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천주교 전주교구 소속 신부들이 새만금신공항 건설에 반대하는 미사를 다시 시작했다.
이번 미사가 새만금지방환경청 앞에서 집전된 이유는 새만금신공항 사업의 환경영향평가 동의 여부를 심사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날 미사는 송년홍 신부가 주례를 맡고, 문정현, 이수현, 문규현, 김기곤, 길성환, 김회인 신부가 공동집전했다. 또 신자 20여 명이 함께했다.
이 날 미사를 통해 참여자들은 모두가 마음을 모아 한 목소리를 냈다.
생명과 평화를 지키기 위해 새만금 신공항을 멈추야 한다는 것이다.
강론에 나선 송년홍 신부는 새만금신공항이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 '동북아 물류 중심지', '전북 인구 증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명분들을 하나하나 반문했다.
송년홍 신부는 "이 모든 것은 거짓과 사기다. 새만금 신공항은 생명을 위한 것도, 지역을 위한 것도 아니다. 그것은 오직 미군을 위한 군사기지일 뿐"이라며 단호히 표현했다.
송 신부는 이어 신공항 건설로 인한 생태계 파괴, 수많은 생명들의 멸종위기를 경고했다.
새만금 갯벌은 단순한 땅이 아니며 수백 종의 생명들이 숨 쉬고 살아가는 거대한 생명의 터전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새만금사업 자체가 생명을 살리는 사업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생명의 소리를 외면하고 있다"면서 "그 이유는 바로 탐욕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강조했다.
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생명은 외면당하고, 거짓이 진실을 덮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신부들은 이날 미사를 통해 이 불편한 진실을 거듭 일깨우며, 함께 기도했다.
이번 미사는 이날 하루로 끝나지 않는다.
내달 12일부터 매주 월요일 오후 3시, 같은 자리에서 미사를 지속할 계획이다.
천주교 전주교구 생태환경위원회 길성환 신부는 "지금이 중요한 시기이기에, 9월까지 매주 미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새만금신공항 환경영향평가서를 새만금지방환경청에 제출했다.
환경청이 평가서를 '동의'하거나 '부동의'할지에 따라 신공항 사업의 착공 여부가 결정된다.
신부들과 신자들 그리고 시민사회단체들은 '부동의'를 요구하며 행동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 날 미사에 참여한 천주교 신자는 "더 이상 생명을 죽이는 개발이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전환의 선택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땅과 물과 하늘이 주어진 선물이듯 우리 모두가 생명의 편에 서야 한다"고 말했다.